반도체 생산의 핵심으로 꼽히는 최첨단 미세공정 기술을 놓고 삼성전자와 인텔·TSMC 등 ‘반도체 공룡’들의 불꽃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나노미터(1㎚=10억 분의 1m) 로 대표되는 최첨단 공정들은 반도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초격차 기술’을 상징한다. 당장 내년 양산이 예정된 3나노 공정의 양산 시기와 관련 기술 등을 두고 이미 삼성전자와 TSMC가 치열한 각축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7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대만 타이난에 있는 팹18 공장에 3나노 반도체 생산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장 최첨단 공정으로 꼽히는 5나노 공정의 제품은 삼성전자와 TSMC에서만 양산이 가능하다. 3나노는 5나노 공정에 비해 칩 면적을 30% 이상 줄이고, 소비 전력도 30% 이상 줄여준다.
삼성전자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개최된 컨퍼런스콜에서 “3나노 1세대 공정의 경우 현재 주요 고객사가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3나노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진일보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TSMC보다 먼저 3나노 제품에 적용해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의 구성을 이루는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된다. GAA는 채널의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고 있는 구조로, 3면이 맞닿아 있는 기존의 핀펫 구조보다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고 전력 효율도 높여준다.
단순한 나노 공정 경쟁에서는 TSMC가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반도체 소자 구조의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고도화된 기술력은 삼성전자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도 지난달 26일 온라인 기술 설명회를 열고 “2024년까지 2나노, 2025년까지 1.8나노로 반도체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3사 간의 고객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애플의 차세대 칩셋을 포함해 엔비디아·AMD 등을 차세대 공정의 주요 고객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도 아마존과 퀄컴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력 가능성도 주목된다. 구글은 지난 2일 반도체 설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오는 10월부터 자체 설계한 스마트폰용 반도체 ‘텐서’를 자사의 픽셀6 시리즈에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 외신에서는 삼성이 이 제품을 위탁 생산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3사의 경쟁은) 결국 투자 규모와 첨단 기술 확보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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