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중 분쟁 한가운데 놓인 대만…지정학적 위험에 노출"
수십조원 투자 뒤따르는 선단 반도체 공정…TSMC 독주 계속될 듯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높은 시장점유율이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TSMC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 위기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TSMC의 지배력 때문에 전 세계가 취약한 위치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TSMC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 인텔, 퀄컴 등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매출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56%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프로세서 약 14억개의 대부분이 TSMC에서 제조되며, 기술적으로 덜 복잡한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도 TSMC가 최대 60%까지 생산한다고 WSJ는 전했다.
TSMC는 높은 진입장벽을 앞세워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있다. WSJ은 “반도체 기술이 워낙 정교해지고 필요한 투자규모도 커져서 제조사 입장에선 한번 뒤쳐지면 경쟁자들을 다시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TSMC는 앞으로 3년간 1000억달러(약 114조원)를 시설투자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는 업계 전체 투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규모라고 반도체조사업체 VLSI리서치는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TSMC와 반도체 업계 시총 2위 기업인 삼성을 다른 기업이 따라잡으려면 최소 5년간 연간 300억달러(약 35조원)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전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100조원대 투자를 단행할 반도체 기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WSJ은 TSMC가 위치한 대만이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군사적 갈등의 한가운데 있다고 지적했다.
TSMC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제재에 따라 중국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고 최근 미 애리조나주에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선 최근 제정된 ‘반외국제재법’을 TSMC에 우선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웨이가 거래 중단으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고 중국 법원이 TSMC에 명령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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